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엄마의 왕국'
이상학 감독의 장편 데뷔작 '엄마의 왕국'은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 경희(남기애 분)와 그녀의 아들 지욱(한기장 분)의 복잡한 관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심리 스릴러이다. 영화는 치매 증상으로 인한 기억의 혼란과 그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을 다루며, 과거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관객들은 영화 내내 경희의 혼란스러운 기억과 지욱의 혼돈 속에 빠져들게 된다.
경희는 어느 날부터 점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따뜻한 미소를 짓다가도 갑자기 차갑게 돌변하고, 전혀 맥락 없는 말을 늘어놓는다. 아들 지욱은 엄마의 변화가 단순한 노화의 한 부분이라 생각했지만, 이는 전형적인 치매 증상이었다. 치매로 인한 기억의 혼란은 단순한 노화의 일부가 아닌, 경희의 일상적인 삶을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로 드러난다. 지욱은 엄마의 변화에 당황하며, 점점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중 경희의 미용실에 불쑥 나타난 사내 도중명(유성주 분). 중명은 오래전 실종된 남편의 친동생으로, 형의 실종에 경희가 연관되어 있다고 의심한다. 그는 형이 지욱을 싫어했고, 지욱의 머리 뒤에 난 상처가 아버지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지욱은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의 진실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중명의 등장은 단순한 사건의 전개를 넘어, 지욱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상처를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
지욱은 엄마에게 아버지에 대해 묻지만, 경희는 아버지가 좋은 사람도 아니고 자신을 좋아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이는 지욱이 어릴 적부터 들었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지욱은 점점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과 진실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워진다. 경희의 말은 지욱의 기억을 뒤흔들며, 그가 인생에서 믿어왔던 모든 것을 재평가하게 만든다.
경희는 지욱에게 더 이상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고 엄격하게 경고한다. 그러나 어느 날, 경희는 피아노를 치며 잠시 정신이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인다. 이때 경희는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지욱은 엄마의 말을 믿어야 할지, 아니면 치매로 인한 망상으로 치부해야 할지 혼란에 빠진다. 경희의 고백은 지욱의 마음을 더욱 어지럽히며, 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그를 방황하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지욱은 경희의 노트에서 '중명을 만나서 사실을 말한다. 진짜 사실'이라는 문장을 발견한다. 경희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녀는 정말 남편을 죽였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경희의 노트는 영화의 결말을 암시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엄마의 왕국'은 치매로 인한 기억의 혼란과 그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이상학 감독은 전형적인 장르적 수단을 배제하면서도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유지한다. 특히 남기애와 한기장의 열연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두 배우의 연기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며,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가족이란 무엇인지, 기억과 진실의 경계는 어디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엄마의 왕국'은 오는 2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와 치매로 인한 기억의 혼란을 다룬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영화- 엄마의왕국(영화가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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